본문 바로가기

개발새발 일기

IT 연합 동아리, NEXTERS(넥스터즈)에 지원하다.

지원 계기

학부 때부터 팔로우 하고 있던 Nexters의 신입 회원 공지를 보았다. 그 당시에는 대외 활동이고 뭐고 빨리 취업을 해야 한다는 압박 + 온갖 geek하고 천재같은 사람들 사이에 나 같은 왕초보가 합격할리 없다는 쭈굴쭈굴한 마인드 때문에 지원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1년 동안 회사 생활을 하면서 개발에 무척이나 목말라있던 터였다. 공지를 보자마자 고민없이 지원했다.

서류 합격, 걱정의 시작

 

긴 취준 기간 자소설(!)을 써왔던 짬바로 사실상 초보인 기술도 중급이라고 뻥튀기(...)를 한 덕분인지 서류 합격 연락이 왔다. '지원자가 너무나 많아 고심 끝에 선정했다' 라....지원자의 마음을 기쁘게 하려는 착한 거짓말인지,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기뻤다.

 

 

그리고 면접 후기를 검색해봤는데....세상에, 기술 면접이 주된 내용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기술 면접 대답을 잘 하지 못해 탈락한 것 같다고 사유를 분석하기도 했다. '동아리' 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기에 그저 학교 동아리만큼이나 조금은 수월하지 않을까 기대했거늘...꼭 입사 면접 같이 느껴졌다. 유명한 동아리는 역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 면접에 대한 걱정이 시작되었다. 신입 사원 과제 프로젝트로 React와 Vue를 계속 공부해왔지만....그저 책이나 stackoverflow를 보고 따라하는 수준 정도였다. 중급이라고 써냈던 자바도 쓴 지 1년이 넘어 아무 내용도 생각나지 않았다.

 

 

면접은 앞으로 고작 5일 남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나는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는 직장인이었고 특히 신입 사원 프로젝트가 막바지였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벼락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렇게 나는 대책없이 면접장으로 갔다....

시작부터 꼬였다

면접 장소는 강남 부근의 공유 오피스였다. 오랜만에 가는 서울이었고, 면접까지 시간이 꽤 남았었기에 여유롭게 쇼핑을 했다. 하지만..! 갑자기 내가 계산을 하려고 하니 시간이 지체되기 시작했고, 결국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미친듯이 뛰어가 겨우 면접장에 도착했다(....)

 

면접은 3명씩 보았고 4명의 면접관이 있었던 것 같다. 면접관들이 먼저 자기 소개를 해주고 입사 면접이 아니니 딱딱한 자기 소개 보다는 편안하게 해주시면 된다고 안내해주었다. 면접관은 모두 개발자였고 디자인 등 타 직군은 없었다.

 

간단한 자기 소개를 하고 서류에 기반한 질문이 들어오는데 같이 들어간 면접자들의 실력이 상당했다. 다들 비전공자였지만 활발한 블로그 활동과 출중한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었다.

 

같은 비전공자로서 나에 대한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나는 입사 1년 간 신입 사원 프로젝트를 하느라 실제 업무를 겪어본 적이 없으며, 회사 자체도 하청 업체 관리 및 유지 보수였기 때문에 나 자신을 개발자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였다.

이렇게 자세히 물어볼 줄이야

자바, 리액트, 뷰에 대한 기본적인 기술 질문이 던져졌지만 결국 하나도 답하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그건 모르겠습니다. 다른 질문은 없을까요? 아 그것도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면접관의 차가운 표정에 내 몸도 얼어붙었다. 실제 표정이 그렇지 않았더라도 면접자의 입장에서는 사소한 변화 하나가 파도가 몰아치듯 크게 다가오는 법이다. 이대로 회사에서 그저 그런 부끄러운 실력의 '직장인'이 될 것인지, 진짜 '개발자'가 될 것인지 그 기로에서 나는, 요동치는 파도를 몰아내야만 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고민하다가 손을 들었다. 넥스터즈에서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과 그에 대한 열정을 표현 한답시고 주저리주저리 말을 늘어놓았다. 사실상 떼를 쓴 것이다. 면접장을 나오고 난 뒤, 실력 없음이 들통나 바닥까지 몰려놓고 최후의 발악까지 했다는 사실에 창피해서 견딜 수 없었다.

 

며칠동안 부끄러움에 이불을 뻥뻥 걷어차곤 했다. 탈락했음을 직감했고, 받아들였고, 반성했다. 혼자라도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공부해보려고 노마드 코더 강의를 결제했다.

 

발표 당일, 면접 결과 발표 메일이 도착했다.

 

 

아악!!!!!! 못보겠어...!!!!!!!!!!

 

 

조금씩......스크롤을...................

 

 

 

 

 

 

뙇!!!!!!!!!!!

 

뙇!!!!!!!!!!!!!!!!!!!!!!!!!!!!

 

 

경★최종합격★축

 

넥스터즈 선생님들...감사합니다.....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

 

이제 신입 회원 오티를 시작으로 2개월 간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들어가게 된다.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나는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 개발 덕후들과 함께 할 겨울이 기대된다!

 

>> 넥스터즈 활동 후기 보러 가기